분석 REPORT

일본과 중국도 김 생산하는데...한국 김이 왜 세계 1등일까?

뉴스사색 2026. 2. 9. 13:51

요즘 한국 김이 난리다. 한국에서 김은 평범한 가정식 반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한국민들은 대부분 귀한 줄 모르고 먹다가 외국인들이 '너무 좋은 걸 숨겨뒀다'며 얘기를 주니까 그제서야 한국 김을 달리 보기 시작했다. 심지어 일부 국내 언론은 첨단산업에 비유하며 '검은 반도체'라고 일컬을 정도다. 한국 김이 수출로 막대한 매출을 기록하면서 한국 김의 산업적 고부가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한국 김이 전략적 수출 품목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부터다. 김 수출액은 2010년 1억 달러 규모에서 2015년 3억 달러, 2017년 5억 달러, 2021년 6억 달러, 2025년 11.3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5년 동안 연평균 약 27%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국내 수산물 수출 품목 중 1위 자리를 꿰찼다. 

더욱이 수출 국가 수가 늘어난 양적 성장은 물론, 김 산업의 부가가치가 한층 높아진 것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 김 수출국은 지난 2010년 64개국에서 2022년 120개국으로 급증했다. 이 시기 한국 김에 대한 인식도 '한식 반찬'에서 '건강 스낵'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같은 양의 김을 팔더라도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 이른바 '김 가공식품의 고부가가치화'가 실현되면서 한국 김이 'K-푸드' 산업을 더욱 견고하게 이끌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김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김 양식에 최적화된 천혜의 자연환경과 가공방식의 차이를 꼽는다. 한국은 김 양식에 최적화된 수온과 조수간만의 차가 큰 갯벌에서 양식돼 햇볕을 충분히 받고 자란다. 한국 김 자체의 풍미가 남다른 이유다. 여기에 김을 2차로 가공하는 공정이 더해지면 김의 감칠맛이 살아난다. 그래서 한국 김은 매우 얇고 바삭한 데 반해, 일본 김은 두껍고 밀도가 높으며 다소 질긴 식감이며 중국 김은 가장 두껍고 거친 편이다. 한국 김은 조미 과정에서 김을 말리고 들기름 등에 굽는 2차 가공 공정을 통해 바삭하고 고소한 맛을 완성한다. 

비교 항목 한국 김 일본 김 중국 김
물성 및
식감
매우 얇고 바삭하며 입안에서 쉽게 녹음 두껍고 밀도가 높으며
다소 질긴 식감
가장 두껍고 거칠며 가공도가 낮음
가공 기술 얇게 뜨는 기술과 고온 2차 구이 공정 간장 양념 중심의 두꺼운 시트 제작 탕이나 국물 요리용 원형/두꺼운 사각 형태
제품 다양성 조미김, 김스낵, 김부각, 돌자반 등 다양 초밥용, 삼각김밥용 마른김 위주 1차 가공된 원초 및 탕용 김 위주
주요 품종 재래김, 돌김, 파래김, 참김 등 방사무늬김에 편중 단김 품종 위주

옛날에도 김 생산방식은 같았는데 최근 10년 사이 수출량 폭증한 이유는 K컬처의 세계화 덕분이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K팝 등이 세계인들 사이에서 인기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면서 한국 식문화에 대한 거리감이 줄었다. 실제로 과거 미국와 유럽에서는 김을 '검은 종이' 또는 '바다의 잡초'로 비하하며 혐오식품 중 하나로 분류한 적이 있다고 한다. K컬처의 세계화로 한국의 식문화가 미국과 유럽 등지에 연착륙했고, 그중 '맛있는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국 김이 K푸드의 대표주자로 명성을 얻게 됐다. 

미국의 대표적인 유통 체인인 트레이더 조에서 판매하는 한국 냉동 김밥 열풍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인들 사이에서 SNS로 한국의 냉동 김밥이 알려질 수 있었고, 채식주의자들과 간편 건강식을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사로잡았다. 거기에 SNS와 유튜브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김 먹밥'이나 '김을 활용한 레시피 공유'가 가속화되면서 김 소비을 더욱 촉진시켰다는 분석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진 것처럼 대한민국 김의 최대 수출국은 미국이다. 2025년 기준으로 한국 김을 무려 2억 2천만 달러(한화 약 3,210억원) 수입해 갔다. 전년 대비 15.3% 성장한 수치다. 특히 미국 시장의 특징은 수출 물량의 80% 이상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조미김과 김스낵이라는 점이다. 일본(2025년 2억 1천만 달러)과 중국(2025년 1억 달러)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태국(2025년 8,800만 달러)의 경우 한국의 마른김을 수입해 김스낵으로 재가공해 판매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27년까지 수출 10억 달러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제1차 김 산업 기본 진흥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양식 면허 확대, 외해 양식 시범 도입, 가공 시설 현대화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향후 국내 김 물가 안정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생산방식의 현대화, 표준화 등을 목표로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힘차게 나아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