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관광의 패러다임 전환과 도시 경쟁력의 새로운 정의
2025년 글로벌 관광 산업은 단순한 회복(Recovery)을 넘어선 재정의(Redefinition)의 단계에 진입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이 발표한 ‘2025년 세계 100대 도시 관광지 지수(Top 100 City Destinations Index 2025)’는 이러한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과거의 도시 평가가 얼마나 많은 방문객이 찾는가(Volume)에 집중했다면, 2025년의 평가는 방문객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경험을 소비하고, 도시가 이를 얼마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수용하는가(Value)로 중심축이 이동했다.
이 지수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 10곳을 분석한다. 특히, Top 10에 진입하며 글로벌 도시 경쟁력의 지각변동을 예고한 서울(Seoul)을 최우선으로 다루며, 이후 9위부터 1위까지의 도시를 역순으로 심층 분석한다. 분석의 틀은 유로모니터가 제시한 6대 핵심 기둥인 ▲경제 및 비즈니스 성과 ▲관광성과 ▲관광 인프라 ▲관광 정책 및 매력도 ▲보건 및 안전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한다.

10위: 글로벌 Top 10의 새로운 리더, 서울 (Seoul)
순위 선정 배경: 아시아의 소프트파워 중심지
● 2025년 종합 순위: 세계 10위 (최초 진입)
● 전년 대비 변동: 2단계 상승 (12위 → 10위)
● 주요 성과: 관광 인프라 확충, K-컬처 기반의 문화 매력도 급상승, 도시 브랜드 가치 제고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2025년 유로모니터 평가에서 세계 10위를 기록하며, 파리, 도쿄, 뉴욕 등 전통적인 관광 대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리딩 시티로 도약했다.

이는 단순한 수치상의 상승을 넘어, 서울이 갖춘 도시 경쟁력의 질적 구조가 서구권 선진 도시들과 동등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아시아 도시 중에서는 도쿄(3위), 싱가포르(9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순위이며, 홍콩(17위), 방콕(20위) 등 전통적인 관광 강국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안착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순위 변화 추이 및 성장 동력 분석
서울의 순위 상승 역사는 도시의 혁신 과정과 궤를 같이한다. 2016년 16위였던 서울은 2018년24위까지 하락하며 성장통을 겪었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을 기점으로 디지털 인프라를 대폭 강화하고, 관광 콘텐츠를 다변화하면서 반등을 시작했다. 2023년 14위로 복귀한 데 이어, 2024년 12위, 그리고 2025년 마침내 10위에 진입하며 우상향 그래프를 완성했다.
1) K-컬처(K-Culture)와 경험 경제의 융합
서울의 상승세를 견인한 가장 강력한 동력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K-컬처다. 유로모니터와 CNN 등 주요 외신은 K-팝, K-드라마, K-뷰티, 그리고 한식(K-Food)에 대한 글로벌 팬덤이 서울을 ‘반드시 방문해야 할 목적지(Must-visit dest ination)’로 전환시켰다고 분석했다.

과거의 관광이 고궁 중심의 시각적 관람이었다면, 현재의 서울 관광은 성수동 카페 거리, 홍대 패션, 강남의 뷰티 클리닉 등 현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하는 ‘경험 소비’ 형태로 진화했다. 이는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출 규모를 확대하는 고부가가치 관광으로 이어지고 있다.
2) 스마트 도시 인프라와 디지털 혁신
서울은 전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스마트 시티 인프라를 갖춘 도시 중 하나다. 공공 와이파이의 보급률, 대중교통의 편의성 및 연결성, 그리고 모바일 기반의 결제 시스템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높은 편의를 제공한다. 유로모니터는 서울의 이러한 인프라 개선이 순위 상승의 핵심 요인 중 하나라고 지목했다. 특히 AI 기술을 도시 관리에 접목하려는 시도들은 서울을 미래지향적인 관광 도시로 포지셔닝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3) 안전(Health & Safety)과 도시 회복력
팬데믹 이후 전 세계 여행객들이 여행지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안전’이다. 서울은 치안이 매우 안정적이며, 의료 시스템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경쟁 도시인 런던이 안전 및 정책 부문에서 점수가 하락하며 순위가 18위로 밀려난 것과 대조적으로, 서울의 높은 안전도는 글로벌 여행객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도시 매력도를 높이는 기반이 되었다.
향후 전망 및 과제: '양'에서 '질'로의 전환
서울이 Top 10 지위를 유지하고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가치 중심 관광(Value over Volume)’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유로모니터는 전 세계 도시들이 과잉 관광(Overtourism)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역시 급증하는 관광객으로 인한 주거 환경 악화나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한, 도쿄가 2039년까지 공항 용량을 두 배로 늘리는 등의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것처럼, 서울도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와 글로벌 마케팅을 통해 아시아 관광 허브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해야 할 것이다.
제2장: 세계 100대 도시 순위 심층 분석 (9위 ~ 1위)
9위: 싱가포르 (Singapore)
● 국가: 싱가포르
● 순위 변동: 9위 유지 (전년 동일)

선정 배경 및 분석: 싱가포르는 서울과 함께 Top 10에 이름을 올린 아시아의 양대 산맥이다. 도시 국가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제 및 비즈니스 성과(Economic and Business Performance)' 기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글로벌 비즈니스의 허브이자, 마이스(MICE) 산업의 중심지로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가장 큰 강점은 ‘초현대적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의 결합이다. 유로모니터는 싱가포르를 "잘 다듬어진 우등생(Polished overachiever)"으로 묘사하며, 빽빽한 도심 속에 녹지를 조성한 '가든 시티(Garden City)' 전략이 관광객들에게 쾌적함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창이 공항을 중심으로 한 압도적인 항공 연결성과 비자 면제 정책 확대는 관광객 유입의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
순위 추이 및 전망: 싱가포르는 높은 물가라는 진입 장벽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고 깨끗하며 효율적인 도시 환경을 선호하는 프리미엄 관광객과 비즈니스 여행객을 타겟팅하여 9위 자리를 수성했다. 향후에도 AI 기반의 스마트 입국 심사 등 기술 혁신을 통해 관광 편의성을 높이며 상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8위: 바르셀로나 (Barcelona)
● 국가: 스페인
● 순위 변동: 10위권 밖에서 8위로 재진입 (상승)

선정 배경 및 분석: 바르셀로나의 8위 진입은 역설적으로 '관광 억제 정책'의 성공을 의미한다. 바르셀로나는 암스테르담과 함께 전 세계에서 과잉 관광(Overtourism)으로 인한 갈등이 가장 심각한 도시다. 이에 대응하여 시 당국은 관광세 인상, 단기 임대 숙소(에어비앤비 등)에 대한 강력한 규제, 크루즈 입항 제한 등 관광객 수를 조절하기 위한 정책을 펼쳤다.
일반적으로 관광 규제는 순위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유로모니터 지수는 이를 '지속 가능성'과 '거주민의 삶의 질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분별한 관광객 유입을 통제함으로써 도시의 혼잡도를 낮추고, 문화 유산을 보호하며, 장기적으로 더 매력적인 여행지로 거듭나려는 노력이 8위라는 높은 순위로 이어진 것이다.
순위 추이 및 전망: 가우디의 건축물, 지중해의 해변, 풍부한 미식 문화는 바르셀로나의 변치 않는 자산이다. 바르셀로나는 앞으로도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관광 정책을 고수할 것이며, 이는 지속 가능한 도시 모델의 벤치마킹 사례가 될 것이다.
7위: 암스테르담 (Amsterdam)
● 국가: 네덜란드
● 순위 변동: 7위 (Top 5 내에서 소폭 하락 후 유지)
선정 배경 및 분석: 암스테르담 역시 바르셀로나와 마찬가지로 '디마케팅(Demarketing)' 전략을 구사하는 대표적인 도시다. 홍등가 관광 축소, 대마초 판매 카페(Coffee shop)에 대한 외국인 출입 제한 검토, 도심 내 크루즈 정박 금지 등은 도시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7위에 랭크된 것은 암스테르담이 가진 경제적 안정성과 독보적인 문화 인프라 덕분이다. 유럽 내 최고의 영어 구사 능력을 갖춘 인구,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 구조, 그리고 반 고흐 미술관 등 세계적인 문화 시설은 여전히 고학력, 고소득 여행객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순위 추이 및 전망: 과거 Top 5 안의 최상위권에 위치했으나, 의도적인 관광객 감축 정책으로 인해 순위가 소폭 조정되었다. 그러나 이는 도시의 실패가 아니라 '선택된 전략'의 결과이며, 암스테르담은 앞으로도 대중 관광지보다는 문화와 삶의 질이 보장된 고급 관광지로서의 포지셔닝을 강화할 것이다.
6위: 뉴욕 (New York)
● 국가: 미국
● 순위 변동: 8위(2023년) → 6위 (상승)
선정 배경 및 분석: 뉴욕은 2025년 Top 10에 포함된 유일한 미국(북미) 도시로서, 서구권 도시 중 가장 역동적인 회복세를 보여주었다.4 뉴욕의 순위 상승은 팬데믹 이후 진행된 대규모 인프라 투자의 결실이다. 특히 악명 높았던 라과디아 공항(LaGuardia Airport)의 전면적인 리노베이션 완료와 그랜드 센트럴 매디슨(Grand Central Madison) 역의 개통은 뉴욕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교통
인프라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뉴욕은 '스마트 시티 플랫폼'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의 도시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관광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달러 강세와 높은 물가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어내는 뉴욕의 혁신성은 전 세계 관광객들을 불러모으는 강력한 자석 역할을 하고 있다.
순위 추이 및 전망: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개최 등 대형 글로벌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어 뉴욕의 관광 지표는 당분간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극심한 주거 비용 상승과 노숙자 문제 등 사회적 안전망 이슈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5위: 밀라노 (Milan)
● 국가: 이탈리아
● 순위 변동: 5위 (상위권 안착)
선정 배경 및 분석: 이탈리아의 경제 수도 밀라노는 5위를 차지하며 로마와 함께 이탈리아의 관광 경쟁력을견인했다. 밀라노는 전통적인 관광지라기보다는 패션, 디자인,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인식되어 왔으나, 최근 '블레저(Bleisure: Business + Leisure)' 트렌드의 확산과 함께 관광지로서의 매력도가 급상승했다.
밀라노는 로마나 베니스 등 다른 이탈리아 도시들에 비해 현대적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비즈니스 환경이 우수하다. 쇼핑과 미식, 예술이 결합된 고품격 관광 콘텐츠는 소비 여력이 높은 여행객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순위 추이 및 전망: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도시 전역에서 인프라 개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몇 년간은 Top 5 내의 위치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4위: 로마 (Rome)
● 국가: 이탈리아
● 순위 변동: 4위 (유지)
선정 배경 및 분석: '영원한 도시' 로마는 4위를 기록했다. 로마의 상위권 수성은 역사 유적에만 의존하지 않고, 현대적인 럭셔리 관광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확충한 덕분이다. 최근 로마에는 불가리 호텔 등 하이엔드 럭셔리 호텔들이 잇달아 오픈하며, 부유층 관광객을 위한 최고급 숙박 인프라가 대폭 강화되었다.
또한, 2025년 가톨릭 희년(Jubilee) 행사를 대비하여 공항 확장 및 도심 교통망 정비 등 대대적인 투자가 이루어진 점이 '관광 인프라' 항목 점수를 끌어올렸다. 로마는 고대 유적과 현대적 럭셔리가 공존하는 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순위 추이 및 전망: 종교적 성지순례객과 럭셔리 관광객을 동시에 흡수할 수 있는 독특한 포지셔닝을 통해 유럽 내에서도 독보적인 관광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3위: 도쿄 (Tokyo)
● 국가: 일본
● 순위 변동: 4위(2023년) → 3위 (상승)
선정 배경 및 분석: 도쿄는 아시아 도시 중 가장 높은 3위에 오르며, 서울과 함께 아시아의 저력을 과시했다. 도쿄의 Top 3 진입을 이끈 결정적인 요인은 '기록적인 엔저(Weak Yen)' 현상이다. 엔화 가치 하락은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일본 여행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고품질 경험'으로 인식시켰고, 이는 폭발적인 방문객 증가와 소비로 이어졌다.
단순히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도쿄는 하네다 및 나리타 공항의 지속적인 확장, 완벽에 가까운 철도 네트워크, 그리고 안전하고 청결한 도시 환경 등 기본기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유로모니터는 도쿄가 2039년까지 나리타 공항의 수용 능력을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등 미래 인프라 투자에도 적극적이라고 평가했다.
순위 추이 및 전망: 도쿄는 '관광 공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 차원의 지방 분산 관광 정책과 고부가가치 체험상품 개발을 통해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엔저 효과가 지속되는 한 도쿄의 관광 호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위: 마드리드 (Madrid)
● 국가: 스페인
● 순위 변동: 3위(2023년) → 2위 (상승 및 굳히기)
선정 배경 및 분석: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하며, 스페인 제1의 관광 도시로서의 입지를 굳혔다.마드리드의 2위 등극 비결은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부문에서의 리더십이다. 마드리드는 유럽 내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친환경 도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도심 내 배출가스 제로 구역 확대, 전기 버스 전면 도입, 대규모 녹지 조성 프로젝트 등은 마드리드를 '걷기 좋고 숨쉬기 좋은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또한, 프라도 미술관을 비롯한 세계적인 예술 인프라와 활기찬 나이트라이프가 조화를 이루며 관광객 만족도가 매우 높다. 바르셀로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붐비면서도 쾌적한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가점 요인이다.
순위 추이 및 전망: 마드리드는 '관광객과 거주민이 공존할 수 있는 도시'의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속 가능성이 도시 평가의 핵심 척도가 된 만큼, 마드리드의 상위권 유지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1위: 파리 (Paris)
● 국가: 프랑스
● 순위 변동: 5년 연속 1위 (부동의 1위)

선정 배경 및 분석: 2025년에도 세계 최고의 도시는 단연 프랑스 파리였다. 파리는 이로써 5년 연속 유로모니터 지수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3 파리의 독주는 ‘2024 파리 올림픽의 유산(Legacy)’과‘노트르담 대성당의 부활’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설명된다.
올림픽을 위해 정비된 센강 수질 개선, 자전거 도로망 확충, 대중교통 현대화 등은 2025년에도 고스란히 관광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2019년 화재 이후 5년 만에 재개장한 노트르담 대성당(Notre-Dame Cathedral)은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파리 방문의 새로운, 그리고 강력한 동기가 되었다. 파리는 관광 정책, 인프라, 문화적 매력도, 지속 가능성 등 거의 모든 평가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하며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순위 추이 및 전망: 파리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문화, 예술, 역사, 미식이 집약된 인류 문화의 수도로서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있다. ‘15분 도시’ 계획 등 거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 관광객에게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며, 파리의 1위 수성은 당분간 깨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제3장: 순위 밖 주목할 만한 도시와 트렌드 (HonorableMentions)
Top 10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순위의 급격한 변동이나 독특한 관광 트렌드를 보여주는 도시들을 번외로 소개한다. 이들 도시는 글로벌 관광 시장의 흐름을 읽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1. 런던 (London) - 순위 급락이 주는 경고
● 현황: 종합 순위 18위 (전년 13위에서 5계단 하락).
● 분석: 런던은 방문객 수(Arrivals) 기준으로는 방콕, 홍콩에 이어 세계 3위(약 2,270만 명)를 기록할 정도로 여전히 인기 있는 도시다.그러나 종합 경쟁력 순위는 18위까지 추락했다.
● 배경: 유로모니터는 런던이 '관광 인프라'는 세계 4위로 훌륭하지만, '관광 정책', '안전', '지속 가능성' 부문에서 경쟁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이후 복잡해진 입국 절차,높은 물가, 그리고 최근 불거진 치안 불안 이슈가 도시 매력도를 깎아먹은 것이다. 이는 방문객 수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경쟁력 있는 도시는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2. 방콕 (Bangkok) - '양'과 '질'의 딜레마
● 현황: 국제선 방문객 수 세계 1위 (약 3,030만 명), 종합 순위 20위권.
● 분석: 방콕은 2025년에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여행객이 찾는 도시 1위를 차지했다. 저렴한 물가, 맛있는 음식, 화려한 야경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종합 순위는 20위에 머물렀다.
● 배경: 방콕은 '오버투어리즘' 관리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너무 많은 관광객으로 인한 교통 체증, 환경 오염 등은 도시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방콕은 현재 디지털 입국 카드 도입 등 스마트 기술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다.
3. 오사카 (Osaka) - 엑스포 특수와 급부상
● 현황: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상위권, 종합 순위 11위권 추정.
● 분석: 오사카는 도쿄와 함께 일본 관광을 이끄는 핵심 도시다.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Expo 2025) 개최 효과로 인프라가 대폭 확충되었고, 엔저 효과까지 겹치며 순위가 급상승하고 있다. 서울의 10위 자리를 가장 위협하는 도시 중 하나로, 미식과 쇼핑, 그리고 인근 교토와의 연계 관광이 강점이다.

4. 홍콩 (Hong Kong) - 화려한 부활
● 현황: 국제선 방문객 수 세계 2위 (2,320만 명), 종합 순위 17위.
● 분석: 정치적 불안과 팬데믹 봉쇄로 침체기를 겪었던 홍콩이 완벽하게 부활했다.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6% 성장하며 방콕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카이탁 스포츠 파크 개장 등 대형 이벤트를 유치하고 항공 연결성을 회복한 것이 주효했다. 홍콩의 부활은 아시아 관광 시장의 파이 자체가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론: 2025년 도시 관광의 핵심 키워드
2025년 유로모니터 Top 100 도시 지수 분석을 통해 도출할 수 있는 핵심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아시아의 구조적 부상(Rise of Asia): 서울, 도쿄, 싱가포르의 Top 10 안착은 아시아 도시들이 더 이상 '가성비 여행지'가 아니라, 문화와 인프라를 갖춘 '고부가가치 목적지'로 변모했음을 증명한다. 특히 서울의 약진은 문화적 소프트파워가 도시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사례다.
2. 가치 소비와 지속 가능성: 방문객 수 1위인 방콕이 종합 순위 20위에 그치고, 강력한 관광 규제 정책을 펼친 바르셀로나와 암스테르담이 상위권을 유지한 것은, 이제 도시 경쟁력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부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도시를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시사한다.

3. 안전과 정책의 중요성: 런던의 순위 하락은 안전과 관광 정책의 실패가 아무리 훌륭한 관광 자원을 가진 도시라도 경쟁력을 잃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다. 2025년 이후의 도시는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관리, 탄소 중립을 위한 친환경 정책, 그리고 고유한 문화 콘텐츠를 융합하여 '살고 싶은 도시가 여행하기도 좋다'는 명제를 증명해 나가는 곳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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